마감기간에는 자폭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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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챈트 바르는 노인(자체 패러디)
심심해서 한번 해봤습니다.[...]


벌써 4년 전이다. 내가 갓 마비노기 한지 얼마 안 돼서 골렘섭에 접속해 살 때다.
골렘섭에 왔다가는 길에, 역인챈을 인챈터 소각하기 위해 일단 인챈터에 가야 했다.
던바튼 광장 길가에 앉아서 인챈터 소각을 하는 노인이 있었다.
폭스 기운찬 역챈을 인챈터 소각을을 해달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를 것 같았다.

"얼마 알아보고 왔소?"
"폭스 하나에 마나허브, 축포 아닙니까?"
"한 장에 마나허브 10, 축포 10이오"
"좀 싸게 해줄 수 없습니까? 다른 곳은 보통 마나허브1개, 축포1개던데..." 
"축포 한 장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비싸게 구는 노인이었다.
더이상 허브, 축포를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소각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소각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소각 하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소각하고 저리 소각하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인챈트 숫자랭이면 다 될 건데, 자꾸만 소각만 하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소각해달라고 해도 통 못들은 척 대꾸가 없다.
사실 무료 2시간이 다 되가서 시간이 빠듯해 왓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었다.

"유효시간 지난 스크롤만 줘도 좋으니 그만 하십시요."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아니 태울만큼 태워야 인챈트 스크롤이 되지 그냥 소각한다고 스크롤이 되나."

라고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인챈트 한단 말이오? 노인장, 인챈터 아니구먼, 역챈 다 날린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 사우. 난 인챈트 소각 안 하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무료 시간은 어차피 다가온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소각해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소각만 되고 스크롤이 안 나온다니까. 스크롤이란 제대로 나와야지. 소각하다 홀라당 태우면 되나"

말도 안 되는 말씨다. 이번에는 싸구려 인챈트 장갑 냉혹한을 인챈트 해 태연하게 목도에 발라 시험을 해 보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흥분해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인챈트 스크롤을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 됐다고 내준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인챈트 스크롤이다.
2시간 무료를 앞두고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손님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 상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인챈터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노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던바튼 성 밖을 바라보고 섰다. 그 때, 그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인챈터 다워 보이고, 부드러운 눈매와 흰 수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인챈터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2시간 무료 마감 직전 스크롤을 무기에 바르고 다음날 내놨더니, 아내는 제대로 스크롤이 발라졌다고 야단이다.
어설픈 스크롤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낮은 랭크 F랭이나 D랭, C랭으로 구으면 역챈이고 뭐고 다 날려 버리고
무리하게 스크롤을 바르면 그 효과가 다 날라가 버리기 쉽단다. 이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처럼 만나기 힘들어 그 인챈터는 인챈트 랭크가 높은 숫자랭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인챈트 스크롤은 싸구려 스크롤을 바르면 데미지가 제대로 나가지 않고 어빌리티 능력치만 다운되어 공격력이나 어빌리티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나 스크롤은 한번 실패 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역챈을 할 때 싸구려 스크롤부터 만들어 보고 제대로 됐는지 확인을 한 뒤에 비로소 굽는다.
물론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고도의 숫자랭을 지닌 고수가 로 직접
인챈을 한다. 금방 인챈트 된다. 그러나 견고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몇 시간씩 걸려 가며 역챈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역챈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역챈을 거래 하면 보통 것은 얼마,
비싼 역챈은 는 얼마, 값으로 구별했고, 고급 역챈은 세 배 이상 비싸다.
고급역챈이란 다른 일반 역챈 보다 가격이 몇배 이상 뛰는 고급 역챈, 거센, 폭스 기운찬등이다.
눈으로 봐서는 고급인지 보통인지 알 수가 없다.
단지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어느 인챈터가 남이 보지도 않는데 좋은 인챈트를 달 이도 없고, 또 그것을 믿고 세 배씩 값을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인챈트를 하는 그 순간만은 오직 잘 발라지는 인챈트를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폭스 인챈트스크롤을 만들어 냈다.
이 인챈트 스크롤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노인이 나 같은 게이머에게 사기꾼 인챈터소리를 듣는 세상에서, 어떻게 싸구려 스크롤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서 음식에 암흑 인챈트 스크롤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던바튼에 상경하는 길로 그 노인을 찾았다. 그러나 사기꾼이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노인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편 던바튼 성벽을 바라다보았다. 푸른 창공에 무너질 듯한 던바튼 밑으로 붉은곰이 잠을 자고 있었다. 아, 그때 그 노인이 저 붉은곰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역챈을 소각 하다 우연히 던바튼의 마스코트인 붉은곰을 바라보던
노인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그랬구나, 곰 잡으러 갔구나!!"
트레이시의 퀘스트가 떠올랐다. 오늘, 집에 들어갔더니 며느리가
흑요 스크롤 하고 있었다. 전에 여신 타이틀 달 때 여신의 스크롤을 바르던 기억이 난다. 여신의 스크롤 구경한지 참 오래다.
여신 스크롤 판다는 전체 메시지도 날라오지 않는다. "거센 스크롤 같은" 애수를 자아내던 그 소리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by milly564 | 2007/01/19 09:21 | 마비노기님이 보고계셔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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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ic71 at 2007/01/19 09:54
노인 시리즈는 뭘로 패러디를 해도 재미있기만 합니다^^
Commented by 烏有 at 2007/01/19 15:11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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